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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하루살이 일기

벌써 3시

오랜만에 집에 있는 날.

안락하고 편안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봄맞이 옷 정리와 청소를 했다.

특히 바닥 쓰는 청소는 거의 매일 하는데도 왜 이렇게나 먼지가 많이 나올까 신기할 따름이다.

산속에 둘러싸여 산다면 방바닥 먼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궁금하다.

 

이번 주말에는 지방으로 가족여행 겸 행사를 간다.

그리고 내일 금요일에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은 스케줄이라 좋다.

사람이 대학이라는 스케쥴에 맞춰 생활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다.

내가 과연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빡빡하게 채워서 보내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사실 내가 정말 원하는 일상이 아니다.

별로 흥미 없는 수업을 듣고, 억지로 공부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이 지겨우니까. 다음 학기에는 수강신청을 더 제대로 해서 즐겁고 보람찬 학기를 보내야겠다고 학교에서 늘 생각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니까 이번 학기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좋게 생각하면 어김 없이 또 좋은 점들이 샘솟듯 솟아나니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게 산다는 것의 의미인 것 같다.

빡빡하게 정해진 스케쥴이지만 그 안에서도 그 밖에서도 정말 상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즐거운 일도 있고 아니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내가 둘 모두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이라 괜찮다.

사실 어떤 일이 감당할 수 없겠어. 죽음 말고는 없을 것 같다.

 

방 정리가 끝나니 오후 3시가 넘었다. 아침 10시에 눈을 뜨고 밥 먹고 조금 몸을 움직이니 이렇게 되었다.

이번 주 시작부터 다짐했던 공부 복습과 어학공부는 나의 본능적 행동에 밀려나기만 한다.

자고 싶고, 눕고 싶고, 늘어지고 싶다.

적당히 놀면서 일도 해야 하는 거겠지. 학교를 통학하니 에너지가 다 흘러나가는 것 같다.

 

작년에 스케쥴 없이 살았던 날들을 떠올려보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나는 어떨 때 가장 행복했는가.

부모님의 도움으로 평온하게 보낼 수 있었던 작년의 나른한 시간들이 참 편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으니까.

책 일고, 산책하고, 하고 싶은 공부하고.

누구나 내가 하고픈 일만 하면서 사는 걸 꿈꾸겠지. 그런데 그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렇게 사는 삶이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티스토리 블로그에 일기를 써야겠다고 느낀 건 티스토리가 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으로 채우는 공간...

어쩌면 흔히 말하는 감정의 쓰레기통? ㅋㅋ 그냥 나만의 아늑한 방 같은 공간. 물리적이진 않아도 정신적으로 쉴 수 있는 인터넷 공간...

내성적인 나는 이런 공간이 꼭 필요하다.

오늘은 이 정도로 써야 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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