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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하루살이 일기

우울해지는건 쉬워

우울해지는건 쉬운데 좋지 않다.

조그마한 일에도 우울해질 수 있고 슬플 수 있다.

하지만 우울의 끝은 죽음밖에 없다. 

우울의 끝을 치기 전에 적절한 지점에서 치고 올라와야 한다.

음악, 그림, 책, 대화, 운동 등을 통해 우울함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이건 마치 진득한 늪에서 벗어나듯 힘껏 몸부림을 쳐야 한다.

 

너무 우울하지 않으면, 나 자신이 생각했을 때 적절한 정도 우울한 상태다(지낼만 한 상태다)싶으면 굳이 몸부림 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그러면 오히려 창작욕구도 생기고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싶은 욕구도 생기기 때문이다. 적당한 우울함은 의욕의 원천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다시 한번, 너무 우울하면 안 된다. 편하고 익숙해서 스르륵 깊이 빠져버린다. 그러면 엄청난 괴로움밖에 남은 게 없다. 최대한 발로 우울함을 걷어 차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럴 힘이 없거나 지쳐있다면 감기에 걸렸을 때 쉬어 주듯, 휴식을 취해 줘야 한다. 또는 병원에 가 볼 수도 있겠지. 나에게는 다행히도 주변에 사람들이 있다. 늘 그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없더라도 나에게는 신이 있고 책이 있고 음악이 있으니 괜찮다.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눈과 귀 등 들이 나를 다시 희망차게 해 주는 건가. 그러니 아무리 힘들고 우울해도 이겨낼 수 있다.

 

어제도 오늘도 모두 지나간다. 그냥 하루하루 이렇게 나 자신과 싸워 나가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의미있는 일 인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대부분 어른들은 다 자신의 하루를 감당하며 살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8,90대 어르신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견디고 버텨오신 걸까. 그것 자체가 존경할 만 한 것 같다.

 

오늘은 역시 고민속에, 찌뿌둥한 답답함 속에 견딘 또 하나의 하루였다. 주변에 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히 웃으며 시간은 흘려보냈지만,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불안했다. 힘들면 힘든 만큼 성장하는 것이 진리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억울하지는 않을 것 같아...

 

서점에서 지나가다 본 글귀, 세상에 좋고 나쁜게 어디 있냐는 내용.

정말이다. 내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 지가 중요해.

그리고 미래가 두려울 때마다 다시 생각하자.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생각보다 나은 일이 생기고, 나름 잘 해낼 거라는 거. 마지막으로, 그 모든 것들도 끝나는 지점이 있다는 것. 영원한 고통도 없고 영원한 걱정도 없을 거야.

 

생각을 많이 하면 몸도 무거워진다. 몸을 많이 쓰는 운동을 해야하는데 요즘은 운동이 전부이다. 그런데 매일 단 음료를 마신다. 빵도 먹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즉각적인 음식이 주는 행복은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이 사실은 조금 슬프다. 어쩔 수 없는 나라는 사람의 한계이니까. 안 좋은 음식으로 기분을 보상하고 몸을 채우니 악순환이 이어지기도 한다. 나쁜 음식을 끊던지 운동을 세게 해야겠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운동이라는 건 정말 귀찮고 하기 싫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여유로운 오전을 보내고 싶다. 지금은 벌써 새벽 한 시. 이제 자야겠다.

오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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