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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리뷰/영화 리뷰

영화 자전거를 탄 소년 2012 - 스릴, 따스함, 감동

한 시간 전 이 영화를 봤다.

별 기대와 목적 없이 일요일 저녁에 기분전환하려고 고른 영화.

오늘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오늘은 정말 무의미한 하루로 끝났을 것이다.

 

낮에 아무 것도 안 했고 먹은 음식도 형편없었다. 아이스크림이랑 허니버터칩이 배속에서 부글거리고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보낸 시간이 죄책감으로 나를 짓눌렀다. 나는 더욱더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직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중간고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책 펼치기도 힘들다.

 

한 시간쯤 보고 있었는데 소파에서 자고 있던 아빠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나서 나머지는 같이 보았다. 아빠가 은근히 재미있게 봤다.

 

나도 재미있게 봤다. 방금 인터넷에 검색해서 알아보니 유명한 감독의 작품이고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영화였다. 아 역시 재미있게 본 영화는 다르구나. 그리고 외국 영화제는 이런 영화에 상을 주는구나 싶었다.

 

영화를 본 한시간 반 동안 나도 같이 시릴과 성장한 것 같다. 성장 드라마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따뜻하고 건전하다. 귀를 사로잡는 음악, 눈을 사로잡는 컴퓨터 그래픽 장면 같은 건 전혀 나오지 않는데도 영화는 나와 아빠를 몰입시켰다. 이런 영화는 정말 대단하고 흥미로운 것 같다.

 

낯선 유럽 배경과 사람들을 화면속으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했다. 꾸며지지 않은 벨기에 또는 프랑스 어딘가 도시 구석의 모습. 그리고 어딜 가나 비슷한 사람들의 관계, 사는 꼴...

 

쉬릴이 영화 대부분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는데, 스릴 있는 장면이 한 둘이 아니었다. 몰입하게 되고 궁금하게 되고 지켜보게 된다.

 

벗어나고 싶고 약간은 우울했던 내 한 주의 끝에 아주 좋은 위로와 환기가 되어 준 영화. 이 감독의 영화와 배우의 영화를 파도 타듯 봐 보아야겠다.

 

사진출처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6880

단연코 가장 아름답고도 마음 편했던 장면

 

그냥 든 생각들: 쉬릴처럼 돌아다니면 살이 빠질 수밖에 없겠다... 그리고 둘이 함께 먹는 말라있고 허접해 보이는 샌드위치가 너무나도 맛있어 보인다. 그놈의 검은 자전거. 얼마나 사만다는 자신의 팔뚝을 보고 슬펐을까. 쉬릴은 너무 안쓰럽다. 영화 촬영지를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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